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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빈티지 & 레트로 명소

뉴욕판 백 투 더 퓨처

글 Windy Lee 에디터

옛것이 재조명받는 레트로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뜨겁다. 레트로의 이런 인기는 뉴욕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20세기 중반부터 전 세계 예술 문화의 중심이 되어온 이 도시는 다양하고 풍부한 유산으로 레트로 열풍에 끊임없는 영감을 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주기적으로 순환하는 인류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뉴욕과 뉴요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는 옛 유산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옛것은 ‘레트로’로도 ‘빈티지’로도 불린다. ‘빈티지’는 풍작인 해에 양조한 고급 포도주를 일컫던 용어로, 시간이 지나도 그 매력과 가치를 잃지 않는 것들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레트로’는 옛것을 그리워하며 당시의 생활 양식을 따라 하거나, 본떠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뉴욕에서는 이런 빈티지와 레트로를 누릴 수 있는 곳들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아련한 봄이 아직 손에 잡히지 않는 4월, 옛 추억과 향수로 마음을 달랠만한 뉴욕판 <백 투 더 퓨처>로 불릴만한 곳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레코드 가게

뉴욕에서 대표적으로 레트로와 빈티지를 모두 소화하고 있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레코드 가게가 아닐까 싶다. 이곳에서는 전설적인 가수, 밴드, 오케스트라의 명반 혹은 희귀 앨범부터 현역 가수들의 레코드판인 Vinyl은 물론, CD와 카세트테이프, 그리고 블루투스를 탑재한 예스러운 모양의 턴테이블인 LP 플레이어까지, 레트로와 빈티지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음악 팬들을 끊임없이 불러 모으고 있다. 특히, 전설적인 가수들의 호흡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오리지널 Vinyl에 대한 높은 관심은 아델, 뮤즈, 레이디 가가와 같은 수많은 현역 가수의 지속적인 바이닐 제작 붐까지 끌어냈다. 뉴욕은 세계 최고의 음악 도시인 만큼 최고의 레코드 가게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중 소개하고 싶은 곳은 수년 동안 레코드 매장의 불모지였던 맨해튼 중심부에 문을 연 러프 트레이드(Rough Trade)다. 1976년부터 런던의 상징적인 인디 음악 편집숍으로 명성을 얻어온 러프 트레이드는 2013년도에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 문을 열고 7년간 각종 공연과 다양한 LP들로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 팬데믹으로 문을 닫았다, 다시 팬데믹으로 인한 도심 지역 재편이 가져다준 기회로, 뉴욕의 상징적인 라디오 시티 뮤직홀 근처 록펠러 플라자 30번지에 야심 찬 포부를 담아 새롭게 문을 열고 관광객과 로컬 모두의 명소로 부상 중이다. 러프 트레이드가 떠난 브루클린에서 가장 큰 레코드 가게인 아카데미 레코드가 중고 바이닐에 집중하는 빈티지에 가깝다면, 러프 트레이드는 신보에 중점을 두는 레트로에 가깝다. 어쩌면 이러한 특성이 러프 트레이드의 맨해튼 이전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맨해튼 러프 트레이드의 규모는 기존 매장의 4분의 1이지만, 만장 이상의 바이닐이 진열되어 있으며, 공연 역시 록펠러 센터 프로그램의 일부가 되어, 건물 65층의 유서 깊은 레인보우 룸과 록펠러 광장에서 다양한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봄이 기다려지는 어느 날, 아날로그 감성 충만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희귀한 바이닐을 발견하는 짜릿한 경험을 해보길 권한다.

ROUGH TRADE30 Rockefeller Plaza 6th AVE, New York, NY 10112 | roughtrade.com

 

수제 탄산음료와 아이스크림 가게

브루클린 파머시 앤 소다 파운틴은 뉴욕에서도 가장 독특한 가게 중 하나이다. 브루클린 캐럴 가든에 위치한 이 상징적 구식 소다 가게는 1920년대에는 유서 깊은 약국이었다. 수십 년 동안 문을 닫았던 이 약국은 새로 인수한 주인에 의해 디스커버리 채널의 도움을 받아 디저트 가게로 완전히 탈바꿈되었다. 세심한 복원 작업으로 약국으로 사용되던 시기의 나무 천장과 선반 등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으며, 전화기, 타자기, 선반을 차지한 오래된 보관함 몇 개 및 기타 유물들도 본연의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다. 거기에 새로 더해진 소품이나 인테리어에서도 빈티지한 디자인이 한껏 돋보인다. 이곳에 들어선 순간, 마치 1920년대로 시간 여행을 떠나온 것만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곳에는 소다 분수가 있어 기존의 청량음료는 잊게 해 줄 진한 수제 음료도 맛볼 수 있으며, 계피, 육두구, 라벤더, 감귤 껍질을 섞은 콜라 시럽으로 코카콜라를 직접 만드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뉴욕의 전통 음료인 에그 크림, 다양한 종류의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위에 아이스크림 볼이 올라간 아이스크림 플로트, 밀크셰이크, 프로즌 핫 초콜릿,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등 다양하고 맛있는 디저트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아이스크림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양이 엄청나며, 품질도 뛰어나고, 선택할 수 있는 맛도 다양하다. 브루클린 파머시 앤 소다 파운틴에 간다면, 그곳의 빈티지한 장식과 무심한 듯한 청록색 외관을 뒷배경으로 둔 분홍색 벤치에 앉아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손에 든 아이스크림을 음미해보자. 시간 따라 흘러가 버린 동심마저 잠시 다시 들를지 모를 일이다.

BROOKLYN FARMACY & SODA FOUNTAIN

513 Henry St, Brooklyn, NY 11231 |brooklynfarmacyandsodafountain.com

 

보드게임 카페와 오락실

THE UNCOMMONS는 맨해튼 최초의 보드게임 카페로, 젊음과 지성, 그리고 감성이 가득한 워싱턴 스퀘어 파크와 NYU 캠퍼스 바로 옆 그리니치빌리지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더 언커먼즈는 커피나 음료를 즐기며 사람들이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고전적 컨셉에 보드게임 카페이다. 이 컨셉은 아마도 6천 년 전 보드게임의 원조라 불릴만한 고대 이집트 게임 세나트만큼이나 오래되었을 것이다. 이곳은 미국 동부에서 가장 많은 보드게임을 보유하고 있으며, 65명을 수용할 수 있는 좌석과 파티를 위한 프라이빗 룸, 다양한 음료 옵션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저렴한 비용으로 수백 개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데, 비용은 시간당 요금이 아닌, 1인당 정액 요금으로 모노폴리, 체커, 주사위 놀이, 최신 신작 게임 등 1,000개 이상의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언커먼즈는 맨해튼에서 가장 큰 게임 스토어 중 하나로 다양한 게임들도 구매할 수 있다. 보드게임보다 조금 더 어른스러운 재미를 찾고 있다면 BARCADE를 추천한다. 요즘 80년대와 90년대의 과거를 풍미했던 오락실 게임과 가정용 비디오 게임이 재생산되면서 그 시대에 유년기를 보낸 사람은 물론 MZ세대에게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런 레트로 게임과 빈티지 아케이드, 즉 오락실용 오락기를 주류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아케이드 테마 바가 바로 바케이드다. 2004년 윌리엄스버그에서 문을 연 바케이드는 다양한 음료와 함께 즐기는 여러 가지 빈티지 아케이드 게임의 인기로, 현재 맨해튼 이스트 빌리지와 뉴저지 저지시티를 비롯해 미국 전역에 지점을 두고 있다. 금요일과 토요일 밤에는 사람이 많으니 피하는 것이 좋으며, 음식보다는 주류가 다양한 곳이므로 방문을 계획한다면 식사하고 가기를 추천한다. 인기가 높은 ‘팩맨’과 ‘동키공’과 같은 70~80년대의 클래식 아케이드 콘솔 30여 대가 준비되어 있으며,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2인용 게임기, ‘스트릿트 파이터’도 인기가 높다.

THE UNCOMMONS 230 Thompson St, New York, NY 10012 | uncommonsnyc.com

BARCADE 6 St. Mark’s Place, New York, NY 10003 | barcadenewyork.com

 

빈티지 의상 맨해튼 소호의 북쪽인 노호(NOHO)에 오픈한 SCREAMING MIMI’S는 2016년에 웨스트 빌리지와 첼시 경계에 있는 브라운스톤으로 이전했다. 이곳은 뉴욕의 화려함을 전 세계적으로 어필했던 화제의 드라마인 <섹스 앤드 더 시티>에서 의상을 담당했던 저명한 패션 스타일리스트 패트리샤 필드가 즐겨 찾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펑키한 그녀의 취향답게 튤 드레스와 애시드 워싱 진 미니스커트부터 가죽 베스트, 버리기 아까운 오래된 휴양지용 스웨트셔츠는 물론 꽃무늬 드레스, 웨스턴 스타일 셔츠, 프린지가 있는 80년대 타이 염색 티셔츠까지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액세서리, 특히 선글라스는 에비에이터부터 하트 모양의 레이밴 및 기타 스타일리시한 선글라스까지 인상적인 컬렉션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업타운과 다운타운에서 잘 차려입은 뉴요커들은 물론, 뉴욕의 영화, TV, 극장, 브로드웨이의 의상 담당자부터 이벤트 플래너까지 진열대를 샅샅이 뒤져 독특한 보물을 찾는 이 유명한 빈티지 매장의 가장 큰 매력은 활기이다. 또한, 열성적인 단골들과 높은 회전율 덕분에 매일 새로운 상품이 입고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60년대 드레스부터 70년대 레저복, 80년대 선글라스, 90년대 그런지웨어까지, 30년 이상 된 스크리밍 미미스에서는 시대별로 다양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4월 1일부터 2일까지 양일간, 스크리밍 미미스 주관으로 미전역 70여 개의 최고급 빈티지 브랜드가 선보이는 빈티지 의류와 액세서리를 한 곳에서 쇼핑할 수 있는 봄 마켓이 브루클린 인더스트리얼 시티에서 열릴 예정이다. 자세한 정보 및 티켓 구매는 스크리밍 미미스의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SCREAMING MIMI’S 240 W 14th St. New York, NY 10011 | screamingmimis.com


 

패러디 가득한 레스토랑 뉴욕 맨해튼 첼시에 위치한 TRAILER PARK LOUNGE는 뉴욕에서도 손꼽힐만하게 독특한 테마 레스토랑 중 하나다. 하지만 미국 어느 시골에 위치한 로드하우스처럼 편안한 느낌도 든다. 트레일러 파크 라운지는 엄밀히 말하면 빈티지보다는 복고를 지향하는 레트로에 가까운 레스토랑이다. 각종 패러디가 난무하고, 이발소에 걸린 그림과 같은 키치(Kitsch)한 옛 간판과 기념품이 가득해, 세련된 뉴욕이란 대도시에서 한 끼 식사를 즐기기에 시각적으로 흥미로운 장소 중 하나라 할만하다. 거대한 햄버거와, 치킨 윙, 감자튀김 등의 고전적인 미국식 요리를 제공하며,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바닥부터 천장까지 가득 찬 소품들을 천천히 살펴보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온갖 종류의 오리지널 빈티지 바(BAR) 간판, TV 쇼, 빈티지한 캠프용 램프, 여행 트레일러, 옛 사진 등의 독특한 빈티지 컬렉션이 시종일관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또한, 트레일러 전용 캠핑장에 흔히 있는 즉석 사진 부스라던가 볼링장 좌석이라거나, 한쪽에 마련된 이국적인 열대 느낌의 칵테일 바 부스가 즐거운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이곳의 세계관에 잠시라도 완벽히 동화될 수 있다면, 한 손에 화려한 칵테일 잔을 들고 트레일러 곁에 앉아, 대도시 한복판에서 한갓진 여행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TRAILER PARK LOUNGE271 W 23rd St, New York, NY 10011 | trailerparklounge.com

@Photograph: Jena Cum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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