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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행복을 네모난 세상에 담다

김한송 셰프와 정은주 작가 부부

글_맘앤아이 편집부


어느 화창한 날, 싱그러운 기운을 띄며 맘앤아이 스튜디오를 방문한 특별한 부부가 있다. 한국에서 요리사이면서 작가였던 남편은, 미국에 유학 와 커리어를 더욱 단단히 쌓으며 지치지 않는 열정과 창의성으로 네모난 도시락에 한식 문화를 담아 주류 사회에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한국 대기업에서 마케터로 커리어를 쌓던 아내는, 사람들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네모난 사진에 담아내며 뉴욕에서 새로운 챕터를 멋지게 써 내려가는 중이다. 꿈꾸는 이에게 용기와 영감을 불어넣어 줄 김한송 셰프와 정은주 작가 부부의 마음과 시선이 닿은 세상, 그리고 사람, 그 사이를 따뜻하게 채워온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두 분 맘앤아이 독자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정: 안녕하세요. 뉴욕에서 사람을 담고 있는 사진작가 정은주입니다. 김: 안녕하세요. 뉴욕에서 한식 도시락 가게, ‘핸썸라이스’와 뉴저지에서 맛있는 치킨 가게, ‘서울 프라이드 치킨’을 운영 중인 요리사 김한송이라고 합니다.


Q. 미국 뉴욕에서 뷰파인더로 세상을 담아내는 작가님의 시선이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사진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들려주세요. 정: 어려서부터 사진 찍는 걸 워낙 좋아하긴 했지만, 한국에서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습니다. 네이버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며 사내 사진 동호회도 운영하고, 매주 출사도 나가면서, 종종 회사 행사 사진도 맡아 찍을 만큼 사진에 진심이긴 했습니다. 남편 유학 때문에 미국에 함께 왔다가 일하고 싶어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지금은 고유 명사가 된 스냅(여행지에서 현지 작가를 고용해 찍는 사진)이 2013년 당시 유럽에서는 유행 중이었는데, 뉴욕에는 아직 없었어요. 시장성이 있을 것 같아 시작했는데, 손님들 반응도 좋고, 저도 회사 생활보다 오히려 적성에 더 맞아 계속하다 보니, 어느새 사진 경력이 더 오래되었네요. 지금은 ‘스냅’ 이름을 단 업체만도 무척 많이 생긴 것 같아요.


Q. 주로 어떤 사진을 찍으시는지 궁금합니다. 정: 사람을 좋아하고, 그 사람의 예쁜 모습을 끌어내는 것을 좋아해서, ‘인물’ 사진을 주로 찍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스냅으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웨딩 사진을 주로 찍고 있어요. 커플이 결혼한 후 아이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만삭, 백일, 돌까지 이어지다 보니, 이제는 경력이 쌓여서 가족과 아이 사진도 많이 찍고 있어요. 6년 전부터는 뉴욕 패션위크도 찍게 되면서 전문 모델은 물론 패션 사진도 많이 찍고 있습니다. 다양하게 촬영을 해오고 있지만, 주로 제가 지금까지 찍어온 것도, 관심이 가는 것도, 결국은 ‘사람’입니다. 애정을 담아 사람을 찍는 것이 가장 즐겁습니다.


Q. 촬영하신 대통령 사진이 한국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정: 몇 년 전에 UN 총회에 방문하신 대통령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그때 찍은 사진이 SNS를 통해 엄청난 화제를 모았더라고요. 대통령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사진에 담긴 표정과 분위기가 크게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그 덕에 메이저 신문사에서 인터뷰 요청을 받았고, 그 뒤에 청와대 방송 인터뷰까지 뉴욕에서 하게 되었어요. 제 사진이 수많은 사람의 마음에 와닿을 수 있다는 것이 그저 놀라웠습니다.





Q. 작가님 사진 속 인물들은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이 드는데요. 노하우를 알려주세요. 정: 어려서부터 사진 공부를 한 예술가는 아니지만, 회사 생활도 했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도 즐기고, 사람을 관찰하는 것도 좋아하는 편입니다. 일반인을 촬영할 경우에는 예술 감각보다 피사체인 인물의 장점을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기에 저의 경험 및 적성과 잘 맞았어요. 프로 모델은 사실 포즈나 표정을 워낙 잘 잡아서 오히려 재미가 없어요. 그러나 일반인에게 처음 만나는 사람이 카메라를 들이대면 자연스러운 표정이 나오기 힘들죠. 그래서 고객과 최대한 많은 대화를 하고, 예쁜 표정과 각도도 찾아내면서, 편안한 분위기를 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촬영하면서 인물의 얼굴과 감정에 집중하다 보니, 제 사진은 모르는 사람들보다 함께 작업한 분들이 훨씬 더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Q. 이번에 롱아일랜드 시티로 스튜디오를 확장 이전하셨지요? 스튜디오 소개 부탁드려요. 정: 재미있는 일을 많이 기획하고 싶어서 2,000 sq 면적의 넓고 환한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맨해튼에서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로, 맨해튼 바로 건너편이에요. 주로 사진작가들이 대여도 많이 하고, 스타일리스트들이 연락해 와서 패션 화보 촬영도 하는 곳입니다. 넓은 공간을 마련한 덕분에 최근에는 실내 웨딩 사진, 가족사진을 저도 많이 찍고 있고, 그동안 패션위크를 통해 만난 모델들과도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멋진 공간이 갖춰져서 재미있는 일을 많이 기획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맘앤아이 독자들을 대상으로 이 공간을 추천드리자면, 아이 돌잔치를 뉴욕 산업용(Industrial) 공간에서 특별한 분위기로 해보실 수 있습니다.





Q. 결혼과 돌잔치 등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많이 담고 계시잖아요? 다른 이들의 소중한 순간들을 찍으면서 어떤 느낌이 드시는지요? 정: 촬영할 때 손님들이 제 사진을 찍어 주는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 마치 자신의 가족처럼 웃으면서 찍는 제 모습이 좋아 보였다고 하시더군요. 모든 직업이 귀하지만, 누군가의 인생의 행복한 순간을 함께할 수 있는 일이 직업인 건 여러모로 감사한 일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MBTI에서 F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성향인지라, 고객의 기쁜 시간을 함께 즐거워하며 그 순간의 감정까지 담아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런 제 모습을 알아주는 고객을 만나면, 여러 번 함께 촬영하게 되는 일이 많아지더라고요. 그 덕분에 요즘은 누군가의 Lifetime Photographer가 되는 즐거움도 알아가고 있습니다.


Q.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옆 한식 도시락 전문점인 핸썸라이스는 도시락을 사려는 긴 줄로 진풍경이 펼쳐질 만큼 인기가 높아, 미국 언론사에서도 핸썸라이스를 ‘맨해튼 최고의 런치 스팟 3’ 중 하나로 선정하였는데요. 핸썸라이스 고객들의 한식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요? 김: 미국에 막 왔던 2011년도와 비교했을 때 한식에 대한 인식이 정말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생소했던 느낌의 한식이 이제는 더욱 친숙해지고, 접근성도 좋아졌어요. 이러한 변화의 바람은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한식 메뉴의 다양성에서도 쉽게 체감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맨해튼에는 고급 식당부터 간단한 도시락을 파는 핸섬라이스까지 정말 다양한 한식당이 있는데요. 그런 장면들이 모여서 한식이라는 커다란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한식 문화에 작은 부분이나마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로 인해 매 순간 새로운 열정과 창의성으로 한식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뉴욕을 먹다”라는 신간을 발간하셨어요. 전 세계 모든 음식이 모여 있다는 뉴욕의 다양한 음식 이야기가 담겨 있어 훌륭한 뉴욕 음식 가이드북이 될 것 같아요. 책을 쓰시게 된 계기와 출판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김: 뉴욕에서 요리하게 되면서 이곳의 식문화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100년 전에 지어진 뉴욕의 수많은 건물처럼 그 모습이 바뀌지 않은 음식이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즉, 현재 뉴요커가 먹는 음식이 과거의 뉴요커가 먹던 음식과 무엇이 다른지에 대한 호기심이었지요. 이 호기심을 바탕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뉴요커들이 먹는 음식의 역사를 조사하여 “뉴욕을 먹다”라는 책에 담아냈습니다. 아침에 흔히 접하는 베이글에서부터, 햄버거, 샌드위치 그리고 오이스터까지 말이죠. 100년 전 뉴욕이 세계적인 굴의 도시로 인기가 높았던 걸 알고 계시나요? 현재 수많은 뉴욕의 오이스터 바도 이런 역사로부터 기인합니다. 로어 맨해튼의 펄 스트리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넘쳐나는 굴 껍데기를 처리하지 못해 길바닥에 두면서 ‘펄 스트리트’라는 길이 생겨났습니다. 이처럼 이 책에는 뉴욕의 흥미진진한 식문화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챕터별로 마지막에는 맛있는 대표 식당 세 곳을 소개하여, 뉴욕을 방문하는 분들도 맛있는 뉴욕 음식 정보를 쉽게 얻으실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이 책을 통해 뉴욕의 다양한 식문화를 알리고, 뉴욕을 찾는 여행객들에게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Q. 신간 “뉴욕을 먹다”는 정은주 작가님의 멋진 사진들이 함께 채워져 있는데요. 두 분의 첫 만남부터 행복한 결혼 생활까지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정: 2009년에 삼성 카드 주최로 각 분야 전문가를 호주로 여행 보내주는 이벤트가 있었어요. 당시에 회사원이었지만 저는 사진으로 뽑혔고, 남편은 요리사로 뽑혀서 호주에 가게 됐어요. 40여 명이 함께 한 여행이었는데 다녀온 후로 저희 둘은 가까워졌습니다. 함께하면 재미있게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다행히 예상대로 재미있게 결혼 13년 차를 보내고 있습니다. 집에서 밥 먹을 때도 메뉴를 거의 따로 먹을 정도로 취향이 완전히 다르지만, 인생의 방향성은 감사하게도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어서 서로 의지하며 못하는 것을 채워주며 살고 있습니다.


Q. 코로나 시국에 전쟁을 방불케 하는 병원 현장을 따뜻하게 한 핸썸라이스의 선행이 감동적이었는데요. 어떻게 진행하시게 되었나요? 김: 핸썸라이스를 사랑해 주셨던 분들은 회사나 뉴욕대 병원에 근무하시는 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고객들은 직접 저희 매장을 방문하실 수 없었는데요. 이때 아내의 아이디어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디저트를 만들어 병원에 기부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밥은 어떻게든 해 먹을 수 있었지만, 맛있는 디저트를 먹는 건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최전방에서 누구보다 고생하시는 의료진에게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바나나 푸딩을 해드리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핸썸 바나나 푸딩 기부를 한 이후 뉴욕 가정상담소와 함께 다양한 방식으로 음식 기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맛있는 패밀리 밀을 만들어 뉴욕 경찰과 함께 1년 반 정도 꾸준하게 음식 기부도 하였습니다. 이렇듯 핸썸라이스는 꾸준히 음식으로 할 수 있는 기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두 분께 드리는 맘앤아이 공식 질문입니다. “정은주 작가님께 사진이란?”, ‘김한송 셰프님께 한식이란?” 정: 제게 사진이란, 기억하고 싶은 것도 많고 아름다운 것도 좋아하는 제게 그런 순간들을 영원하게 남겨주는 고마운 친구입니다. 김: 저에게 한식이란, 항상 저 자신을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그런 열정인 것 같습니다.


Q. 두 분이 서로 내조와 외조를 번갈아 하며 함께 나아가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10년 후 두 분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는데요. 10년 후 두 분의 모습을 상상한다면? 정: 이번에 새로 스튜디오를 오픈하면서 다양한 문화 행사를 함께 기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주도에도 복합 문화 공간을 오픈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데요. 뉴욕과 제주를 오가며 요리와 사진이라는 재료를 통해 할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을 하며 재미있게 지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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