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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보디빌더 파워머슬 짐 강경원

“당신의 가장 큰 무기는 성실함입니다”


인터뷰·글 : 김지원 에디터


한국인 최초 세계적인 보디빌딩 대회인 아놀드 클래식 챔피언으로 프로 카드 획득 후 올림피아 진출까지 성공하며 보디빌딩계에 전무후무한 발자취를 남긴 강경원. 그는 현재 뉴저지 클로스터에서 PT 전문 체육관인 파워머슬 짐(Power Muscle Gym)을 운영하고 있다. 이미 한국에선 전국 체전 15회 금메달리스트라는 연패 신화를 남기며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그는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탑 보디빌더로 통한다. 2019년 오픈한 유튜브 채널 ‘강경원’은 구독자 52만 명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건강한 몸을 만드는데 왕도는 없다며 기본과 일관성, 성실함을 강조하는 강경원 대표를 만나기 위해 그의 체육관을 찾았다. 강경원 대표의 유튜브나 인터뷰에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강 대표의 아내도 함께했다.

 

아시안 최초, 한국인 최초 등 수식어가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강경원이 생각하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

보디빌딩으로 강경원이란 이름을 알린 사람이기도 하지만, 스스로는 그냥 ‘성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실함은 기본이긴 해도 가장 힘든 일이라고 생각해요.



혹독한 자기 관리와 겸손함으로 ‘도시의 수도승’으로도 불리시는데요. 꾸준함의 원동력은?

새로운 걸 시도하는 성격이 아니에요. 뭔가를 시작하면 ‘무조건 그냥 한다’고 생각해요. 9학년인 아들이 현재 풋볼 선수로 뛰고 있는데요. 아들에게 항상 ‘Consistency’를 강조해요. 일관성 있게, 꾸준히 성실하게 운동하라는 말을 자주 해요. 그러면 아들이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묻는데요. 생각도, 고민도 말고 지금 해야 하는 운동을 ‘무조건 하겠다’란 마음으로 하라고 조언합니다.



“치팅데이는 없다. 사람 입이 간사해서, 한번 먹으면 계속 먹고 싶거든”이라고 유튜브에서 일침을 날려 화제가 됐었는데요.

치팅데이에 대해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아요. 장기간 식단 조절에 지친 사람들이 진짜 먹고 싶은 음식을 조금만 먹는 것이 치팅데이인데, 폭식하니까 오히려 살찌는 경우가 많거든요. 치팅데이는 절제가 꼭 필요해요.



평소 식단도 철저히 하는 것 같은데 먹고 싶은 음식이 없으신가요?

30년 동안 다이어트 식단을 먹다 보니 닭 가슴살과 달걀이 저의 기본 식사가 되었어요. 가끔 가족들과 일반식을 먹을 때도 간을 최소화하죠. 떡볶이도 씻어 먹고요. 평소에 간을 하지 않은 음식들을 먹다 보니 식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먹는 게 가장 맛있는 것 같아요. 저처럼 무염 식단을 오래 하면 퍽퍽한 닭 가슴살에서 갈치 맛이 납니다. 정말이에요(웃음).



이쯤 되면 원래 식탐이 없는 게 아닌가 의심이 되는데요. 어릴 때는 어떠셨어요?

작년까지 체중이 98kg, 지금은 90kg 정도 나가는데요. 제가 운동을 시작했을 때는 57kg이었어요. 어릴 때도 식탐은 없는 편이었지만, 군것질, 특히 과자를 좋아해서 많이 먹었어요. 20대 후반까지도 다이어트할 때 과자를 제일 못 참았어요. 과자 중에서 다이제스티브를 제일 좋아했고 짱구도 좋아했습니다(웃음).



2018년 PT 전문 체육관인 파워머슬 짐을 오픈하셨는데요. 코비드 기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코비드가 터지면서 100일 정도는 체육관을 운영하지 못했지만, 저희는 일대일 강습 전문이라 코비드에 직격탄을 맞은 정도는 아니었어요. 오히려 그동안 회사나 학교 다니느라 운동할 시간을 내지 못했던 분들이 안전하게 혼자 운동을 할 수 있다고 여기셔서 다양한 연령대의 분들이 많이 찾아오셨어요.



요즘 근황도 알려주세요.

대부분 체육관에서 수업을 진행하고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유튜브 촬영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발간한 운동 실용서가 이례적으로 단기간 많은 판매 부수를 올리며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얻었어요. 책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것은?

한국에서 보디빌딩 선수로도 활동했지만 8년 정도 대학에서 강의도 했어요. 특강도 많이 다녔고요. 언젠가 제가 경험한 것을 책으로 쓰고 싶었습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잘못된 정보로 운동하다 크고 작은 부상을 입는 경우도 많이 봤고요. 정확한 기본 개념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서 가장 기본적인 웨이트 트레이닝 가이드를 담았습니다. 저도 초급자의 시간이 있었고, 중급자에서 상급자로 가는 단계를 다 밟았기 때문에 30년간 운동을 하며 제가 경험한 단계별 운동법과 식단에 대한 정보를 정리해 한 권에 담았습니다.



구독자 52만 명을 보유한 스타 유튜버이기도 한데요.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는?

현재 저와 유튜브를 제작하는 PD님의 제안으로 하게 됐는데요. 처음 미국에 와서 시합에 나갈 때 후원사가 있었는데, 그 후원사 부장님이 지금 제 PD님이세요. PD님은 원래 촬영 경력이 없으셨는데요. 당시 그 후원사에서 촬영을 전문으로 하던 분이 한국으로 자주 가셔서 PD님이 대신 몇 번 촬영을 했어요. 그때 서로의 가능성을 봤던 것 같아요. 이후 시간이 좀 지나서 현재 PD님이 본격적으로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보자고 찾아오셨는데, 처음에는 내키지 않았어요. 저만의 노하우를 쉽게 공개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아마 선수로 계속 활동하던 시기였다면 제 운동에 집중하느라 유튜브를 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런데 마침 개인 체육관을 열면서 제 운동을 하고 시간 날 때 촬영하면 되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그런데 이렇게까지 많은 분이 관심을 두고 좋아해 주실 줄은 몰랐습니다(웃음).



유튜브를 통해 얻은 득과 실이 있다면요?

유튜브 이후에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고 친숙해진 것이 유튜브를 통해 얻은 것이고요. 그렇게 유명세를 타면서 다른 유튜버들로부터 공격을 당하기도 했어요. 없는 말을 지어내어 공격하고, 심지어 악플러들이 저희 아들의 SNS 계정에 악플을 단 일도 있어서, 가족들이 심적으로 아주 힘들었죠. 지금은 유언비어로 저를 공격한 유튜버들에 대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면 멋진 아들과 아내도 종종 등장합니다. 아들도 아빠를 닮아 덩치가 있고 운동을 잘하더라고요.

제가 미국에 온 이유가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미국 프로 무대에 뛰고 싶었던 꿈 때문이었고, 또 다른 이유는 아들을 위해서였어요. 아들이 어릴 때부터 운동에 타고난 재능이 있어 보였는데, 한국에서는 운동하다가 부상당하면 나중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거든요. 미국은 운동도 하면서 공부도 하니까 운동을 좋아하는 아들에게 좋은 여건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저희 아들이 1학년일 때 미국으로 이민 왔는데 2학년 때부터 풋볼을 시작해서 9학년인 지금까지 꾸준히 해오고 있어요. 저는 아직 풋볼 게임의 룰도 잘 모르겠는데(웃음) 아들은 풋볼을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현재는 지난해 뉴저지 풋볼리그에서 우승했던 버겐 카톨릭 하이 스쿨 풋볼팀에서 뛰고 있습니다. 최근 학교 대표팀(varsity)에도 뽑혔는데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주전으로 열심히 뛰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빠, 아버지로서 강경원은 어떤가요?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제가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아들에게 될 수 있으면 많이 해주고 싶어요. 보통 사춘기 아들들이 아빠와 대화를 잘 안 한다고 하는데 그래도 저희 아들은 아빠랑 얘기도 자주 하고 스킨십도 잘해요. 아들 입장에서는 그래도 괜찮은 아빠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의나 인터뷰에서 아내 이야기를 빠뜨리지 않던데, 강경원에게 아내는 어떤 존재인가요?

저는 결혼 후 더 많은 걸 이룬 것 같아요. 그 뒤에는 항상 와이프가 있었어요. 아내는 저보다 11살 어리지만, 항상 배려하고 많이 참아줬던 것 같아요. 미국에 오기로 할 때도, 미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갈 때도, 항상 용기를 주고 저를 이끌어 준 사람입니다.



아내분께도 여쭤보고 싶어요. 운동하는 남자의 아내로 사는 건 어떤가요?

예전에 남편이 선수 생활 할 때는 내조에 신경을 썼어요. 시합을 앞두고 훈련 강도가 쎄지면 음식도 못 먹고, 운동하는 시간 외에는 집에 있었는데요. 가장의 책임감을 갖고 더 열심히 하는 남편을 조금이라도 돕고 싶어서 저도 밖에서 친구들을 만나지 않고 남편과 함께 있었어요. 남편이 대학에서 강의가 있으면 이동할 때 항상 같이 움직이면서 긴장도나 스트레스 지수를 낮출 수 있게 이야기 친구가 되어 준다든지 하는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미국으로 오면서 이민 생활이 쉽지 않다 보니 초반에는 많이 싸우기도 했어요. 그래도 대화를 많이 하고 서로 맞춰 나가면서 이곳 생활도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가족 구성원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는 편이예요.



아내분이 보는 남편 강경원은 어떤 사람인가요?

미국에 올 때 한국에서 매우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와야 했어요.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다 내려놓고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은 미국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으니까요. 그래도 제가 ‘미국에 가서 한번 부딪혀보자’고 말을 했던 이유는 남편이라면 해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어요. 힘든 기간은 반드시 있을 것이고, 그게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이 사람이라면 분명히 그걸 뛰어넘어서 해낼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그래서 남편한테 ‘3년 정도는 참을 수 있을 것 같다. 3년 동안은 힘들더라도 잘해보자’라고 얘기했어요. 그런데 1년쯤 지나 울면서 ‘못 참겠다, 돌아가고 싶다’고 했었네요(웃음). 저희의 의지와 노력과는 관계없이 힘든 상황들이 생각보다 길게 이어졌어요. 그 때문에 남편이 언제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를 시합 준비를 1년 동안 하느라 너무 힘들었어요. 잘 먹지도 못하고 극도의 훈련을 하니 사람이 피폐해져서 제가 잠시 멈추고 쉬었다 하자고 했는데요. 남편이 “기회는 언제 올지 모른다. 그 기회가 내일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나는 준비하겠다”라고 하더라고요. 남편의 그런 정신은 존경스러운 부분이에요. 저희 부부도 서로 티격태격하고 싸우기도 하는데 그런데도 제가 인생에서 어려운 일을 만나면 남편에게 자문하는 편이에요. 남편은 보통 “그냥 해. 그건 그냥 하는 거야”라고 얘기해요. 뻔한 말 같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머리로 해결하려 말고 행동으로 하라’는 말이더라고요. 남편은 저에게 많은 자극과 동기부여를 주고요. 배울 점도 많은 사람이에요. 그리고 가장 좋은 점은 아들이 아빠처럼 되고 싶어한다는 거에요. 특히 운동하면서 고민이 있으면 아빠에게 자문하고 아빠의 의견을 잘 받아들이는데요.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너무 귀하고 감사하죠. 아빠가 삶으로 보여줬기 때문에 아이가 아빠의 말을 받아들인다고 생각해요.



강경원의 2022년은 어땠나요?

‘일만 했던 한 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난 30년 동안 이렇게 일대일 강의를 많이 하며 일해 본 적이 없어요. 전에는 체육관을 운영하거나 강의해도 그건 두 번째였고, 제 운동이 첫 번째였는데, 올해는 인생에서 가장 많이 일을 한 한 해였습니다. 그래서 좋았던 점은 일을 많이 한 만큼 돈을 벌어서 가족에게 해주고 싶은 걸 해준거지만, 제 운동을 더 많이 못한 건 좀 아쉽죠. 요즘 와이프가 ‘그 근육 죽을 때 가지고 갈 거냐, 근육이 무슨 소용이냐?’고 하는데, 저는 소용이 있거든요(웃음). 가끔 와이프가 물어봐요. 아직도 시합이 뛰고 싶냐고요. 아직 시합은 뛰고 싶은데 많이 내려놓고 있어요. 여건이 되면 은퇴 경기는 꼭 한번 해 보고 싶어요.



새해에 어떤 계획을 갖고 계세요?

현재 퍼스널 트레이닝 짐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코비드가 안 터졌으면 퍼블릭 짐을 크게 해보고 싶었어요. 앞으로도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퍼블릭 짐을 해보고 싶다는 꿈이 있어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수명이 늘면서 건강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운동하면 더 튼튼한 몸으로 건강하게 살 수도 있지만 그에 앞서 자신감이 생긴다는 게 큰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운동을 30년 넘게 해 왔는데 쉬운 건 아닙니다. 가끔 쉽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기본을 지켜 꾸준히 해야 하는 어려운 일이지요. 그러나 그 무엇보다 중요한 자신감을 위해서라도 꼭 운동하시길 바란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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